중국의 도자기

오채자기-2

죽포미술관 2022. 3. 1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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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포미술관 소장

오채자기 중 대명오채는 주로 병, 존, 완, 잔, 반, 접, 호, 관, 항, 돈, 녹함(대나무 함), 정로(세 발 달린 솥 모양으로 만든 화로) 및 각종 놀이 도구와 문구 등이 제작되었다. 이 중 돈은 각종 좌돈(자기로 만들어져 걸터앉을 수 있는 일종의 의자)으로, 경덕진에서는 당시 가난한 이들이 여름에 사용했던 등받이 없는 의자를 일컫는 ‘양돈(시원한 의자)’ 이라 부르기도 했다. 녹함으로는 자기로 된 연지람, 분함, 인주함, 안료함 등이 있다. 정로는 고대 초기에는 취사도구와 보관 용기였던 것이 예기나 장식품의 형태로 발전하였으며, 향로는 분향하는데 사용되었다. 놀이 도구 및 문구류에는, 바둑, 장기, 병풍, 모통(모자를 걸어두는 자기로 만든 통), 붓걸이, 붓통, 연적, 벼루, 붓대, 필세(붓을 빠는 그릇) 등이 있다.

 
오채 모란문 반-대명만력년제 사진출처-오사카시립도자기미술관

https://www.moco.or.jp/ko/products/search/10752.html

도안 무늬는 용, 봉황, 꽃과 풀이 주를 이루었고 아이가 노는 모습, 팔선, 흰 사슴 등도 있었다. 당시 유행하던 물품들을 통해 우리는 도자기 제품이 이미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대명오채의 장식은 동시대 청화자기뿐 아니라, 다른 예술 분야의 영향도 받았다. 명대는 중국 역사상 비단 생산이 크게 발달한 시기로 수많은 종류와 상품이 생산되었고 장식 무늬로 상서로운 꽃과 새, 또는 기하학 무늬가 주류를 이루었다. 이들 문양은 당시 오채자기 장식에도 응용되었다. 예를 들어 비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둥근 자수무늬, 중청된 꽃무늬, 빛이 번지는 무늬 등은 명대 중기에 시작되어 청대에 와서 발전하였으며, 오채자기 장식의 특징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오채 송하고사도 면봉 대명만력년제 사진출처-오사카시립도자기미술관

https://www.moco.or.jp/ko/products/search/10566.html

이 밖에 명대에 판화가 유행하면서 오채자기의 발전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었다. 중국 초기 판화는 당대에 처음 시작되었으며, 당시는 불교가 융성하던 시기로, 대다수의 판화가 불경 삽화를 위한 것이었다. 오대 및 양송 때는 판화의 응용 범위가 보다 넓어졌다. 특히 송대에 들어 도서 출판업이 활기를 띠고 활자 인쇄술이 발명되면서 판화 예술은 전례 없는 부흥기를 맞는다.

원대에는 희곡 문학, 소설, 화본 등이 발달하고 현실적인 의의를 가진 예술 형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판화 예술의 발전 시대가 도래했다. 명나라 만력에서 청나라 초, 각종 희곡, 소설 화본, 평전 등이 모두 판화 삽화를 삽입했고, 이들 삽화가 이야기를 보다 실감나게 만들어 사람들에게 환영받았다. 이렇게 중국 판화는 황금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많은 화가들이 삽화 판화 창작에 뛰어들었고 판화 새김 기술 분야에서 숙련공들이 나타났으며, 판화 제작에 관한 서적들이 각지에 퍼지고, 판화 기술자들이 휘주, 남경, 항주, 북경 등지로 모여들었다. 그 중 휘주의 판화가 으뜸이어서, 예술적 조예가 깊은 조각 판화 기술자들이 많았으며, 당시 판화 예술에서 두각을 나타냈기에 판화사에서 그 이름을 날렸다.

경덕진 휘주는 서로 인접한 탓에 상업 거래나 왕래가 잦았으며 휘주의 아름다운 목판화로 인해 경덕진의 도자기 공예에 새롭고 다양한 문양이 나타날 수 있었다. 명대 만력 이후, 청화자기와 오채자기에서 문양이 나타날 수 있었다. 명대 만력 이후, 청화자기와 오채자기에서 표현되는 특징에는 이전과 확연히 다른 변화가 나타났다. 뛰어난 기술을 지녔던 도예가들은 판화의 치밀한 조형, 선의 배치, 점과 선의 밀도를 통해 대상의 음양 효과를 나타냈고, 이를 오채자기에 적용하여 오채자기는 힘 있는 선과 강렬하고 선명한 색을 지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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