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도자기

해외에서의 중국 도자기-4

죽포미술관 2022. 3. 1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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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에 이미 경덕진에서 청화자기 제작에 성공하였으나 살펴볼 만한 사료나 문헌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별로 없고 연대가 명확히 기록된 실물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후대인들이 이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데 수백 년의 역사적 공백이 생겨났다. 심지어 반세기가 넘도록 중국에 과연 원대 청화자기가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한 정론조차 없을 정도였다.

이와 관련해서는 먼저 영국으로 유출된 원조 연대가 새겨진 청화자기 한 점부터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1920~30년대에 영국인 홉슨은 영국 퍼시벌 데이비드 중국 예술 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중국 청화자기 가운데 중국 청화용봉문상이병과 생김새가 완전히 동일한 자기 한 쌍에 대해 글을 발표하였다. 병의 높이는 6.3cm이고, 전체적으로 국화 덩굴, 파초 잎, 연꽃 덩굴, 비봉, 해수운룡, 모란 덩굴, 변형된 연꽃 잎 및 각종 진귀한 것들이 층층이 그려져 있다. 병목에는 청화 글씨로 ‘긴주로 옥산현 순성향 덕교리 형당사봉성 제자 장문진은 향로, 화병 한쌍을 희사하여 온 집안의 대길, 자녀평안을 기원합니다. 지정 11년 4월 길일 성원조전의 호정일 원수에게 바침’ 이라는 긴 문장이 쓰여 있다. 지정은 원 순제 때 사용하던 연호 중 하나로 지정 11년은 1351년이다. 원대 이전의 중국 자기에는 아직 연대를 써 넣는 예가 없었는데, 이 청화자기의 발견이 갖는 중요한 의의는 이것이 바로 중국 원대에 경덕진에서 구워낸 청화자기임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다는 점이다.

청화용봉운상이병

그러나 홉슨은 설명이 너무 간단하여 설득력 있는 증거가 아직 부족하였으므로 당시 학술계의 관심과 주의를 불러 일으키지는 못하였다. 1950년대에 이르러 미국 학자 포프 박사는 이 청화자기를 표준 자기로 하여 이란 및 터키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다른 중국 청화자기들을 유형별로 비교 연구한 후 이 청화자기의 품격, 특징과 유사한 청화자기를 ‘지정형 청화자기’라고 명명하였다. 표준 자기의 확정과 고고학적으로 새로운 발견이 이어짐에 따라 중국 원대 청화자기도 점차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죽포미술관

‘지정형 청화자기’의 기본 특징은 우선 기형이 매우 크고, 조형에 장중함이 느껴진다. 청화의 발색은 농염하면서 번짐이 있고 녹이 슨듯한 반점이 있다. 바탕 유약은 대부분 청백유 혹은 난백유인데 문양의 소재가 풍부하며, 복잡하고 빽빽하게 층층으로 배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 가운데 원대 청화자기의 풍취를 가장 잘 반영한 것이 독특한 조형미와 코발트 안료로 그린 청화의 발색, 문양과 장식 소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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