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의 중국 도자기-2
세계적으로 가장 정교하고 아름다운 원대 청화자기가 중국에 있지 않고 다른 나라 궁궐 속에 감추어져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중외 문화, 무역 교류사의 한 단락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이 자기들은 중국인들을 위하여 만든 것이 아니라 위탁 가공 형식으로 전적으로 이슬람 국가의 생활 풍습에 맞추어 제작 수출된 것이므로 중국에서는 매우 보기 드물다. 자신들의 종교 문화적인 측면은 물론 실용적인 면에도 부합되도록 하기 위하여 서아시아 상인들은 코발트 안료와 도안을 가지고 중국 경덕진 등지에 와서 직접 문건을 주문하였으며, 어쩌면 서아시아에서 온 도공들이 직접 청화자기의 설계, 제작에 참여하였는지도 모른다. 코발트가 많이 생산되었던 이라크의 사마라는 원나라 청화자기에 사용된 유하 청색 안료 ‘소마리청’의 원산지로 밝혀졌다.



사진출처-https://www.moco.or.jp/ko/products/search/10704.html
많은 실물과 사료를 통하여 13세기부터 15세기 중기까지 패르시아, 시리아 등지에서 온 상인, 승려, 선교사들이 육로와 해로 두갈래 실크로드를 오가며 중국에 서방세계의 각종 상품과 공예품, 향로 및 이슬람 국가에서 생산되는 코발트 안료를 가져오고 경덕진의 청화자기 및 중국의 기타 수공예품을 본국으로 가져갔음을 알 수 있다. 당시 중국의 가장 중요한 항구였던 천주에는 수많은 무슬림 거상들이 모여들었으며 그들은 청화자기를 대량으로 구매하여 멀리 이란, 시리아, 레바논, 터키, 이탈리아, 이집트, 케냐, 탄자니아 등지까지 가서 팔았다. 그리하여 경덕진의 드공들은 원대 청화자기의 발달을 촉진시킨 장식 원료를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상상도 못했던 광활한 시장을 확보하게 되었다. 중국 자기는 중서아시아에 전해지면서 오스만 제국의 왕과 귀족들에게 두루 사랑받았으며 그들의 유행과 사치를 드러내는 상징이 되었다. 그리고 ‘자기’는 중국의 상징이 되었다.

